서점을 구경하던 손님이 다가와 대뜸 내게 물었다.
“본인 건물이에요?
“네..? 아니요.”
“세 내는 거에요?”
“아,, 네”
“세는 낼만해요?”
“아,, 네,,,”
서점 일을 시작하고 좀처럼 적응 안되는 것들이 있다. 서점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위와 같은 질문을 (대뜸) 물어보는 손님을 만나도 ‘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했는데, 시간이 꽤 지나고 느끼는 건 ‘아 이런 사람이 꽤 많구나’이다. 언제봤다고 타인의 내밀한 부분을 이렇게 쑤셔대다니. 어느날 불현듯 “저 실례지만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이 유니클로인가요?, 트라이인가요?’하는 질문을 해대는 인간을 본다고 해도 별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월세 내는 일이야 껌이라면 나도 아무렇지 않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신이 생각해도 월세 내는 일이 어려워 보여서 ‘세는 낼만한가’하고 물어보는 거 아닌가. 왜 이렇게 남의 어렵고 아픈 지점을 생각없이 문질러댈까. 이것도 손님으로서 서점을 찾은 본인이 누려야 할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그게 아니라면 그저 책방 주인한테 관심으로 다가가기 위한 건넨 한 마디였을까. 그런데 본인도 머리속에 많은 호기심 중 하필 하지 말았어야 할 질문을 실수로 내뱉고 ‘아뿔싸’했을까.
여자 친구와 왔던 오늘 남자 손님은 서점을 한 참을 둘러본 것도 좋았고, 김일두 앨범을 가지고 이거 들려줄 수 있느냐 하면서 관심가지는 것도 좋았는데, ‘세는 낼만해요?’하고 묻는 순간 딱 별로이더니, 마지막에 결국 ‘음, 딱히 살만한 게 없네’라는 말을 내뱉고,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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